
예상보다 복잡했던 전기차 보조금 서류 준비
작년부터 전기차를 살지 말지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 사실 연비나 유지비 생각하면 지금 타는 내연기관 차를 바꾸는 게 맞는데, 문제는 돈이었다. 전기차 보조금이라는 게 지자체마다 다르고, 또 신청 기간이 정해져 있어서 타이밍을 놓치면 끝이라는 이야기를 어디서 주워들었다. 처음에는 그냥 대리점에 가서 계약서만 쓰면 알아서 다 해주는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대리점 직원이랑 상담해보니, 내가 거주하는 지역의 거주 요건이랑 이것저것 챙겨야 할 서류가 꽤 많더라. 특히 90일 이상 해당 지자체에 거주해야 한다는 요건 때문에 주민등록초본을 떼러 동사무소까지 다녀와야 했다. 그날따라 날씨도 덥고 왜 그렇게 대기 인원이 많은지, 서류 한 장 뽑는데 40분이나 걸렸다.
보탬e 시스템과 신협 계좌의 기억
최근에는 보조금 관리하는 시스템이 ‘보탬e’라는 걸로 통합된다고 해서 조금 더 편해질 줄 알았다. 광주 쪽 기사였나, 거기서는 보조금 받는 단체들이 신협에서도 전용 계좌를 개설할 수 있게 됐다길래 나도 그런 식으로 간편하게 진행될 줄 알았다. 그런데 개인으로 신청하는 건 여전히 시스템이 좀 딱딱하고 불친절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웹사이트에서 본인 인증하고 서류 업로드하는 과정이 왜 이렇게 번거로운지. 분명히 서류를 PDF로 저장해서 올렸는데 형식 오류라고 뜨길래 식은땀이 다 났다. 결국 다시 스캔을 새로 뜨고, 파일 용량 줄이고, 정말 별거 아닌 일에 오전 시간을 다 보냈다. 주변 사람들은 그냥 대리점에 맡기면 알아서 한다는데, 내 성격이 문제인 건지 직접 눈으로 확인하지 않으면 불안해서 미치겠다.
장애 아동 양육 보조금과 비교해보는 행정의 온도
인터넷으로 이런저런 보조금 정보를 찾다 보니 우연히 입양 아동 양육 보조금에 대한 글도 읽게 되었다. 장애 정도에 따라서 월 60~70만 원 정도 지원된다는데, 그런 현실적인 지원책들을 보면서 내가 받는 전기차 보조금이랑은 성격이 참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단순히 차를 바꾸려고 신청하는 거지만, 누군가는 생존을 위해 이런 지원이 꼭 필요하겠구나 싶더라. 그래서인지 더더욱 행정 처리가 투명하고 깔끔하게 진행되어야 한다는 사설의 내용이 마음에 남았다. 수의계약이나 보조금 집행이 시민 신뢰랑 직결된다는 말이, 좁은 방에서 모니터 보며 씨름하던 나에게도 묘하게 와닿았다. 누군가에게는 이게 정말 생사가 달린 서류일 텐데, 지금 내가 겪는 이 번거로움도 결국은 예산을 허투루 쓰지 않으려는 최소한의 장치인 건가 싶기도 하고.
대리점 직원의 말과 내 생각
결국 신청은 끝냈다. 대리점 직원이 나중에 그러더라. 보조금 받는 게 사실 ‘선착순 싸움’이라서 조금이라도 늦었으면 못 받았을 수도 있었다고. 그 말을 듣는데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왜 이렇게 매년 예산 전쟁을 치러야 하나 싶었다. 전기차는 이제 꽤 흔해졌는데, 보조금 시스템은 여전히 초기 단계처럼 느껴진다. 보조금이 다 소진되면 그때는 정말 내 돈을 다 주고 차를 사야 하는 건가? 그런 생각을 하면 또 머리가 아파진다. 요즘은 그냥 차가 나오기만 기다리는 중이다. 막상 차를 받으면 또 충전소 찾으러 다니느라 스트레스받을 게 뻔한데, 그래도 일단은 접수가 잘 됐다는 것만으로도 한시름 놓았다.
정말 이게 최선일까 싶은 마음
지금 돌이켜봐도 아쉬운 건 행정의 과정이다. 사업자들은 보조금 집행할 때 감시 체계가 강화된다고 하는데, 정작 일반 시민이 신청하는 절차는 왜 여전히 수동적인지 잘 모르겠다. 모든 걸 다 자동으로 처리해달라는 건 욕심일까. 가끔은 일본의 집중감시시스템이나 해외 사례들을 찾아보면서, 우리나라도 좀 더 스마트하게 통합된 시스템이 정착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결국 나는 보조금을 받기로 결정되었지만, 이게 정말 효율적인 방식인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아마 다음번에 차를 바꿀 때쯤이면 지금보다 훨씬 편해져 있겠지? 아니, 어쩌면 더 복잡해질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당분간은 이런 복잡한 행정 서류 쪽은 쳐다보기도 싫은 기분이다.
보탬e 시스템은 아직도 제 나름대로 꼼꼼하게 확인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