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한도가 원래 생각했던 것보다 깎여서 나오고 나니 고민이 늘었다

대출 한도가 원래 생각했던 것보다 깎여서 나오고 나니 고민이 늘었다

개인사업자 등록 후 첫 자금난과 시중은행 대출 한도 조회

작년 말쯤 의류제작 수량을 갑자기 늘리면서 원단 비용이랑 공임비가 한꺼번에 밀려 들어왔다. 그동안은 그냥 모아둔 쌈짓돈으로 어떻게든 버텼는데, 거래처 규모가 조금씩 커지니까 감당해야 하는 금액 단위가 확 달라졌다. 개인사업자담보대출이라도 받아볼까 싶어서 평소 자주 이용하던 시중은행 지점에 먼저 찾아갔다. 담보로 잡을 만한 부동산도 없고 신용등급만으로는 한도가 거의 나오지 않았다. 은행 창구 직원이 카드 매출 실적이라도 많으면 카드가맹점대출 같은 걸 알아보라는데 이율을 조회해 보니 연 8% 대가 훌쩍 넘어갔다. 아무리 발등에 불이 떨어졌어도 그 정도 이자를 매달 내면서 사업을 유지할 자신은 없었다. 그러다 주변에서 차라리 국가정책자금 쪽을 알아보라고 해서 대전신용보증재단 문을 두드리게 됐다.

대전신용보증재단 방문과 신청 서류 준비 과정

대전 중구 중앙로에 있는 재단 본점을 찾아갔을 때가 작년 11월 초였다. 미리 인터넷으로 예약하고 가야 덜 기다린다는 소리를 듣긴 했는데, 막상 가니까 대기실에 사람이 꽉 차 있어서 30분 넘게 기다렸다. 차례가 되어 상담 창구에 앉았더니 직원이 내 사업 현황을 몇 가지 묻고는 필요 서류 목록이 빼곡히 적힌 안내장을 한 장 건네주었다. 사업자등록증명원은 기본이고 최근 3개년 재무제표랑 부가가치세과세표준증명원 같은 것들이 잔뜩 적혀 있었다. 의류제작을 소규모로 하다 보니 세무 처리를 꼼꼼하게 해두지 않은 게 마음에 걸렸다. 서류를 준비하는 과정부터 삐걱거렸다. 정부24에서 발급받을 수 있는 건 쉬웠는데, 재무 상태를 증명하는 서류들은 세무사 사무실에 계속 전화를 걸어서 사정해야 겨우 받을 수 있었다.

자금조달계획서 작성 및 세무대리인을 통한 재무제표 보완

가장 머리가 아팠던 건 자금조달계획서 작성이었다. 솔직히 그냥 당장 돈이 부족해서 빌리는 건데, 어디에 얼마를 쓰고 어떻게 갚을 건지 구체적으로 적으라고 하니 막막하기만 했다. 인터넷 블로그에 돌아다니는 서식을 참고해서 원단 구매비 얼마, 봉제 공장 외주 가공비 얼마 하는 식으로 금액을 억지로 쪼개서 채워 넣었다. 정부정책자금을 받으려면 이 계획서가 꼼꼼해야 심사에서 안 떨어진다고 해서 밤을 새워가며 엑셀로 숫자를 맞췄다. 세무대리인이 보내준 재무제표를 보니 최근 매출이 들쑥날쑥해서 감점 요인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섰다. 겨우 서류를 다 챙겨서 재단에 접수하기까지 거의 일주일이 꼬박 걸렸다.

현장 실사 대기 시간과 실제 보증 승인 한도의 차이

서류를 내고 나면 바로 실사가 나올 줄 알았는데 연락이 통 없었다. 재단 담당자에게 전화해 보니 신청자가 너무 밀려 있어서 현장 실사까지 최소 3주는 기다려야 한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그 3주 동안 원단 처에서는 잔금 언제 주냐고 대놓고 재촉 전화를 해대서 매일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결국 한 달 가까이 지나서야 담당 직원이 내 작업실로 찾아왔다. 작업실 구석에 쌓인 원단 박스들이랑 미싱기를 쓱 둘러보고, 진짜로 여기서 작업해서 납품하는지 꼼꼼하게 캐물었다. 실사가 끝나고 일주일쯤 지나서 승인 문자가 왔는데, 내가 신청했던 5,000만 원이 아니라 3,000만 원만 보증 승인이 났다. 최근 매출 규모가 작고 명확한 담보가 없어서 한도가 깎였다고 했다.

시중은행 카드가맹점대출과의 이자 비용 비교 및 실행

원래 생각한 액수보다 적어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시중은행에서 제안받았던 카드가맹점대출보다는 금리 조건이 훨씬 나았다. 재단에서 끊어준 보증서를 담보로 은행에 가니 금리가 연 4.2% 수준으로 결정되었다. 고금리 개인 신용대출에 비하면 이자 부담은 절반 수준이라 불행 중 다행이었다. 3,000만 원을 계좌로 받고 나니 당장 밀린 거래처 결제는 해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자금이 모자라다 보니 원래 기획했던 가을 시즌 아우터 제작 수량을 절반으로 줄여야만 했다. 직원이 나중에 수출지원기반활용사업 같은 정부 지원 사업도 같이 신청해 보라고 관련 팸플릿을 주긴 했는데, 서류 준비하느라 진을 다 빼서 그런 복잡한 공고를 다시 읽어볼 엄두가 나지 않았다.

대출 실행 이후에 남은 월 상환 부담과 중도상환 계획

돈이 통장에 꽂히고 급한 불을 끄고 나니 이제 매달 다가올 상환일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거치기간을 1년으로 설정해 둬서 당장은 매달 이자만 몇 십만 원씩 나가고 있지만, 내년 이맘때부터 원금 균등분할상환이 시작되면 고정 지출이 꽤 크게 늘어난다. 대출을 받기 전에는 돈만 나오면 사업이 금방 궤도에 오를 것 같았는데, 막상 빚을 지고 나니 매달 나가는 돈이 먼저 눈에 밟힌다. 그렇다고 당장 매출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 것도 아니라서 내년에 원금 상환이 시작될 때 꽤 골치 아파질 것 같다. 중도상환수수료가 면제되는 조건이 언제부터였는지 대출 약정서를 다시 확인해 봐야 하는데 귀찮아서 그냥 서랍 깊숙이 쑤셔 박아 두었다.

댓글 3
  • 원단 비용 때문에 더 어려워진 것 같아요. 엑셀로 계획을 짜느라 밤샘했던 기억이 생생하네요.

  • 재무제표 준비 때문에 세무사 선임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제 경우에도 비슷한 경험 때문에 더 꼼꼼하게 준비하길 바꿨거든요.

  • 저도 비슷한 경험 때문에 당황했었어요. 빚 때문에 매달 갚아야 하는 금액이 늘어나는 게 정말 부담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