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무인 골프연습장에 키오스크 하나 들이려다 머리만 복잡해졌다

동네 무인 골프연습장에 키오스크 하나 들이려다 머리만 복잡해졌다

동네에서 조그맣게 무인 골프연습장을 운영하기 시작한 지 이제 겨우 3개월 정도 지났다. 처음에는 그냥 카드 결제기 하나만 두고 시작하면 될 줄 알았다. 무인으로 운영하니까 사람이 없어도 알아서들 잘 치고 가겠거니 싶었는데, 이게 생각보다 사람 마음이 그렇지가 않더라. 들어와서 기계 어떻게 쓰냐고 전화하는 분들부터, 쿠폰 결제는 어디서 하냐는 문의까지. 생각보다 내가 신경 써야 할 게 너무 많아서 지난주에는 결국 무인발권기니 미니 키오스크니 하는 것들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스마트상점 지원사업은 서류 준비가 반이다

정부에서 한다는 소상공인 스마트상점 지원사업이라는 걸 처음 찾아봤다. 여기저기 뒤져보니 신청만 하면 기기값의 상당 부분을 지원해 준다고 해서 혹했다. 200만 원 내외인 시스템을 도입할 때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말에 눈이 번쩍 뜨이더라. 그런데 막상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까 무슨 서류가 그리 많은지. 사업자등록증은 기본이고 매출 증빙부터 각종 확인서까지, 이거 준비하다가 하루 다 갔다. 사실 장사 시작할 때 이런 지원 제도가 있다는 걸 미리 알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이미 다 세팅해놓고 뒤늦게 알아보려니 서류 맞추기가 영 까다로운 게 아니었다. 그래도 내 돈 백만 원 이상 아낄 수 있다는데, 며칠 고생하는 건 감수해야지 싶어 꾹 참고 접수를 마쳤다.

단말기 업체마다 말하는 조건이 조금씩 다르다

NHNKCP나 토스 같은 곳들이 유명하다길래 몇 군데 전화를 돌려봤다. 어떤 곳은 월 사용료가 아예 없다고 강조하는데, 그 대신 기기 구입비를 따로 내야 한다. 또 어떤 곳은 기기는 그냥 빌려줄 테니 대신 약정 기간 동안의 관리비와 수수료를 챙기겠다고 한다. 내 입장에서는 무인 골프연습장이 그리 큰 규모도 아니라서 비싼 고사양 키오스크까지는 필요 없는데, 상담사들은 자꾸 더 비싼 모델을 추천하려고 한다. 이게 참 애매하다. 기능이 많으면 좋긴 하겠는데, 막상 설치해놓고 포인트 적립이나 매출 리포트 같은 기능을 얼마나 잘 활용하게 될지 확신이 안 서서 고민이 된다. 예전엔 카드 단말기 가격이 그냥 기계값만 생각하면 됐는데, 요즘은 프로그램 월 사용료에 유지 보수비까지 고려해야 하니 머리가 아프다.

미니 키오스크는 과연 충분할까

큰 키오스크를 매장 입구에 떡하니 세우자니 공간이 너무 좁다. 33제곱미터가 채 안 되는 공간이라 발권기 하나 들어오면 입구가 꽉 막힌다. 그래서 대안으로 생각한 게 테이블오더나 미니 키오스크 같은 소형 단말기다. 책상 위에 올려두거나 벽에 붙여서 쓸 수 있으니 공간 활용은 좋은데, 문제는 나이 드신 회원분들이 잘 쓰실 수 있을지 모르겠다. 키 큰 키오스크는 화면이 시원시원해서 누르기 편한데, 작은 화면은 답답해하실 것 같기도 하고. 실제로 다른 매장에 가보면 이런 미니 기기 옆에 꼭 사용법 안내문을 크게 붙여놨던데, 나도 그걸 따라 해야 하나 싶다.

예약 앱과 연동하는 게 의외로 골칫거리다

골프연습장은 예약이 생명이다. 지금은 웨이팅 앱을 따로 쓰지 않고 그냥 문자로 예약받고 있는데, 이게 진짜 비효율적이다. 내가 잘 때도 예약 문자가 오면 잠결에 답장을 해줘야 하니까. 키오스크를 도입하면 이 예약 앱이랑 연동이 자동으로 되어야 하는데, 업체마다 연동되는 앱이 다르고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통합 단말기 하나로 다 해결되면 좋겠는데, 막상 설치해보면 예약 프로그램이랑 서로 충돌이 나거나 결제 정보가 제대로 안 넘어와서 고생했다는 후기들을 많이 봤다. 결국 돈은 돈대로 쓰고 다시 수동으로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 올까 봐 그게 제일 걱정이다.

일단 저질러놓고 수습하는 중이다

어제는 결국 카드 단말기 회사 몇 곳에서 견적서를 메일로 받았다. 업체들이 보내준 서류를 보는데, 계약서 조항마다 ‘위약금’ 이야기가 왜 이렇게 많은지. 폐업하거나 중간에 바꾸게 되면 그간 받았던 지원금까지 토해내야 할 수도 있다는 소리에 덜컥 겁이 났다. 일단은 가장 부담이 적은 걸로 골라보려고 하는데, 이게 맞는 결정인지 여전히 모르겠다. 내일은 근처에 비슷한 무인 매장을 운영하는 지인을 만나서 좀 물어봐야겠다. 그 사람도 처음엔 시행착오가 많았다고 하던데, 나도 똑같은 과정을 겪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일단 질러놓고 나중에 또 후회할지, 아니면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만족할지 아직은 아무것도 모르겠다.

댓글 2
  • 작은 키오스크 쪽으로 생각하는 게 맞을 것 같아요. 회원님들의 사용 편의성을 고려하면 훨씬 좋을 듯합니다.

  • 예약 문자 알림 때문에 잠 깨워지는 게 정말 짜증나네요. 통합 시스템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