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작정 신청 버튼부터 눌러보려 했던 날
지나가다 전기차를 보면 문득 나도 바꿀 때가 된 건가 싶은 생각이 든다. 요즘 다들 보조금 이야기를 하니까 괜히 나만 뒤처지는 기분도 들고. 어제는 퇴근하고 집에 와서 무심코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 접속해 봤다. 작년에 친구가 전기차 사고 나서 보조금 받는 절차가 꽤나 복잡하다고 말했던 게 기억나서, 일단 금액이라도 확인해 볼 생각이었다. 그런데 막상 들어가니 어디서부터 뭘 봐야 할지 막막하더라. 지역별로 금액이 다르고, 또 내가 사는 곳은 이미 상반기 물량이 거의 다 나갔다는 소문도 들리고. 막상 들어가 보니 화면에 쏟아지는 공고문들이 너무 많아서 눈이 좀 아팠다.
740억 펀드니 뭐니 기사보다 현실적인 고민
뉴스에는 뭐 740억 규모의 무공해차 펀드가 조성된다느니, 정부가 어디에 투자를 늘린다느니 하는 거창한 기사들이 많다. 근데 막상 내 입장에서는 당장 다음 달 카드값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 그런 대형 프로젝트보다는 그냥 내 차 살 때 100만 원이라도 더 할인받는 게 훨씬 절실하다. 얼마 전엔 기사를 읽다가 미국 정부가 보조금 정책을 어떻게 바꾼다더라 하는 내용까지 봤는데, 이게 내 전기차 구매랑 무슨 상관인가 싶다가도 나중에 중고로 팔 때 영향을 미치려나 싶어 괜히 머리만 복잡해졌다. 정보는 많은데 정작 내 주머니로 들어오는 금액을 확정 짓기가 왜 이렇게 어려운 건지.
보조금 산정 기준은 여전히 복잡하다
독일 영주권 관련 정보를 찾아보면서 알게 된 건데, 거기도 무슨 보조금 없이 생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더라. 우리나라도 보조금 지급 기준이 해마다 바뀌어서 그런지, 이번에 보니까 충전 인프라 연계 사업이나 특정 차종에 몰리는 혜택이 꽤 세분화되어 있었다. 어떤 모델은 보조금을 꽤 많이 받을 수 있는데, 어떤 차는 또 대상에서 제외되거나 금액이 확 깎인다. 이런 걸 일일이 엑셀에 정리하고 있는 내가 좀 짠해 보이기도 했다. 차라리 정가 주고 편하게 사는 게 낫지 않나 싶은 생각이 불쑥 들다가도, 또 몇백만 원 차이를 그냥 지나치기엔 아까운 게 현실이니까.
차라리 내년으로 미룰까 싶어지는 순간
지인 중 한 명은 보조금 받으려고 몇 달을 대기하다가 결국 포기하고 내연기관차를 샀다고 했다. 기다리는 동안 에너지 가격도 오르고 이자 부담도 커져서, 차라리 빨리 차를 받아서 쓰는 게 이득이라는 계산이었다. 나도 지금 200만 원에서 400만 원 사이의 보조금을 두고 고민 중인데, 이 돈 때문에 차 출고를 3개월 넘게 미루는 게 맞나 싶다. 며칠 전에는 대리점에 전화해서 지금 계약하면 보조금 확보 가능하냐고 물었더니 확답을 안 해주더라. 지자체 예산이 소진되면 끝이라나. 이 애매한 불확실함이 사람을 참 지치게 한다.
결국은 기다림의 영역인가
오늘도 또 누리집에 접속해서 조회해 봤는데, 여전히 내가 생각하는 모델은 보조금 한도가 간당간당하다. 누가 그러던데, 보조금은 먼저 받는 사람이 임자라고. 근데 또 너무 서두르면 원치 않는 옵션을 넣어야 하거나 재고 떨이 차를 받게 될까 봐 걱정이다. 그냥 잊고 살다가 예산 남았다는 소식 들리면 그때 가서 고민해 볼까. 아니면 아예 깔끔하게 보조금 포기하고 할인 많이 해주는 비인기 모델을 노려야 하나. 고민만 반복하다가 창을 닫았다. 마음 편하게 차를 바꾸는 건 정말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