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엔 정부 지원만 받으면 다 해결될 줄 알았다
식당 하나 차려보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가장 먼저 했던 게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홈페이지를 뒤지는 일이었다. 뉴스에서는 소상공인 정책자금이 어쩌고, 금리가 낮아서 지원하면 좋다는 소리가 들리니 당연히 나한테도 기회가 올 줄 알았던 거다. 막상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용어부터가 복잡했다. 정책자금, 특화자금, 보증서 발급… 솔직히 처음에는 이게 다 같은 말인 줄 알았다. 마음이 급해서 일단 아무거나 눌러보고 공고문을 읽었는데, 보면 볼수록 무슨 말인지 모르겠더라. 지원금이라는 게 공짜로 주는 돈도 아니고 결국은 다 대출인데, 왜 이렇게 신청 조건이 까다로운 건지 처음엔 좀 화가 났던 것 같다.
은행 창구에서 들었던 차가운 대답들
근처에 있는 하나은행에 무작정 찾아갔다. 사실 준비가 완벽했던 것도 아니었다. 사업계획서라고 써간 것도 인터넷에서 본 템플릿을 대충 베껴서 채운 수준이었으니까. 창구 직원분은 정말 친절하게 웃으면서 설명해주셨는데, 그 내용은 전혀 친절하지 않았다. 매출이 없으면 대출 실행이 어렵다는 뻔한 소리였다. 창업 전에는 담보나 보증서가 필수라며, 신용보증기금이나 지역 신용보증재단에 먼저 가보라고 했다. 거기까지 가는 길이 너무 멀게 느껴졌다. 왕복 세 시간 걸려 찾아갔던 구청의 지원 제도도, 막상 가서 물어보니 나 같은 신규 사업자는 예외인 항목이 많았다. 어떤 건 연 1%대 저금리라길래 혹했는데, 그건 특정 청년 창업자나 업종 제한이 너무 심해서 나는 해당조차 안 됐다.
서류 떼고 기다리는 게 일상이었다
사업자 등록증 하나 나오는 거야 금방이었지만, 그 이후부터가 진짜 고통이었다. 보증재단에 보증서 발급 신청을 넣고 나서 한 달 가까이 기다렸던 것 같다. 전화기만 붙잡고 언제 연락 오나 싶어 노이즈 알람만 확인했다. 중간에 담당자가 바뀌었다고 해서 다시 설명해야 했을 때는 정말 포기하고 싶었다. 내가 빌리려던 금액은 3천만 원 정도였는데, 실제 내 손에 들어올 수 있는 금액은 보증 한도 심사를 거치고 나니 2천만 원도 안 될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정말 힘이 빠지더라.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싶어 밤에 잠도 잘 안 왔다. 남들은 다들 잘만 받아서 가게 여는 것 같은데 나만 이렇게 헤매나 싶고.
결국 남은 건 막연한 불안감뿐
우여곡절 끝에 대출 절차를 밟긴 했는데, 매달 나갈 이자를 생각하니 마음 한구석이 계속 무겁다. 요즘은 배달 플랫폼 수수료니 뭐니 해서 골목상권 자영업자들 힘들다는 기사가 매일 쏟아지는데, 대출까지 안고 시작하려니 겁이 덜컥 나는 건 사실이다. 예전에는 정부에서 소상공인 지원을 많이 해준다고 해서 나라가 다 챙겨주는 줄 알았다. 근데 막상 해보니 지원이라는 게 결국은 내가 짊어져야 할 빚의 형태를 조금 예쁘게 포장한 것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돈을 다 갚을 수 있을까. 주변에서는 다들 응원해주지만, 사실은 나도 이게 잘하는 짓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다시 돌아간다면 굳이 이렇게까지 했을까
다시 시간을 되돌린다면 은행 문턱을 그렇게 자주 드나들었을까 싶다. 처음엔 정보가 없어서 무작정 달려들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좀 더 차분하게 자본금을 모았어야 하나 싶기도 하고. 하지만 이미 발은 담갔고, 내일은 가게 간판 달러 가는 날이다. 대출이자 고지서가 날아올 생각을 하면 벌써 머리가 지끈거리지만, 일단 문은 열어야 하니까 어쩔 수 없다. 정말 이게 끝이 시작인 건지, 아니면 더 큰 고민의 시작인 건지 아직은 아무것도 확실한 게 없다. 그냥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가게 청소나 하러 가야겠다.
정책자금 공고문을 보면서 용어들이 정말 복잡하게 느껴지네요. 저도 처음에는 다 같은 말인 줄 알고 너무 서두르긴 했는데, 이제 와 생각해보니 좀 더 신중해야 했어요.
소상공인 지원 사업, 정말 복잡하게 느껴지네요. 제가 생각해보니 처음부터 단순한 정보 확인만으로도 시간이 오래 걸렸던 것 같아요.
사업자 등록증 받으려고 보증재단에 갔을 때도 비슷한 경험 한 적 있어요. 담당자가 바뀌는 게 너무 힘들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