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바우처 서류 챙기다 보니 벌써 퇴근 시간이다

수출바우처 서류 챙기다 보니 벌써 퇴근 시간이다

오늘도 KOTRA 수출바우처 홈페이지를 들락날락하다가 하루를 다 보냈다. 처음에는 단순히 정부 지원금 좀 받아서 해외 마케팅이나 해볼까 싶었는데, 막상 뛰어드니까 이게 보통 일이 아니다. 신청 버튼 하나 누르는 게 끝이 아니라, 그 뒤에 따라오는 증빙 서류와 정산 과정이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다. 작년까지만 해도 그냥 대충 하면 되겠지 싶었던 내 생각이 너무 안일했나 보다. 옆 사무실 과장님은 작년에 펀딩인사이더 같은 수행기관 통해서 크라우드펀딩 진행했다던데, 그때 그분이 겪었던 고충을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

홈페이지 로그인과 무한 대기 시간

아침에 출근해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바우처 홈페이지 접속이다. 요즘 고환율 때문에 다들 힘든 시기라 그런지 긴급지원바우처 공고라도 하나 뜨면 서버가 느려지는 게 체감이 된다. 50억 규모 지원사업이 나왔다고 해서 들어가 봤는데, 버튼을 누르고 한참을 기다려도 반응이 없다. 예전에 수출상담회 참석했을 때 상담받았던 담당자분 명함을 꺼내서 전화를 해볼까 고민도 했지만, 그분들도 지금 얼마나 정신없을지 뻔해서 차마 연락하지 못했다. 그냥 창 띄워놓고 커피나 한 잔 마시면서 기다리는 게 마음 편하다. 이놈의 서버는 왜 매번 중요한 순간에 이렇게 버벅거리는지 모르겠다.

서류 준비하다가 꼬여버린 오후

수출바우처는 정산이 정말 골치 아프다. 지난달에 진행한 해외 인증 비용 때문에 세금계산서랑 증빙 서류를 올리는데, 파일 용량 제한에 걸려서 서너 번을 다시 스캔했다. 사무실 복합기가 왜 이렇게 느린지, 스캔 한 장 뜨는 데 1분이 걸린다. 50만 원짜리 인증비 하나 정산받으려고 몇 시간을 서류랑 씨름하고 있는 건지 현타가 올 때가 있다. 이걸 내가 직접 하는 게 맞나 싶기도 하고, 외부 업체에 맡기자니 그것도 비용이라 고민만 깊어진다. 옆자리 대리는 수출바우처로 KOTRA 아카데미에서 생성형 AI 마케팅 교육 좀 들어보려던데, 이것도 결제할 때 바우처 잔액 관리하는 게 일이라더라.

이게 진짜 도움이 되는 건지 의문일 때

사실 우리 같은 영세 업체 입장에서 수출바우처는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인 건 맞다. 하지만 가끔은 이 서류 작업에 들어가는 인건비와 시간이 차라리 직접 마케팅을 하는 것보다 더 드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특히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 쪽 할랄 인증 알아볼 때는 정말 머리가 터지는 줄 알았다. 수출통제 대응이나 고환율 때문에 지원해준다고는 하는데, 정작 필요한 시점에 돈을 쓰려면 증빙을 3중 4중으로 해야 하니 말이다. 예전에 들었던 교육 중에 ‘해외거래처 발굴하려면 KOTRA 활용하라’는 말이 있었는데, 실제로 지사화 사업을 해보면 이게 정말 현지에서 효과가 있는지, 아니면 그냥 구색 맞추기인지 아직도 헷갈릴 때가 있다.

퇴근길에 드는 찜찜함

벌써 저녁 7시가 넘었다. 바우처 사업비 정산 마감일이 얼마 안 남아서 마음이 급한데, 오늘 올린 서류가 제대로 승인 날지 모르겠다. 중간에 반려라도 나오면 다시 보완해야 하는데, 그러면 이번 주말은 다 날아가는 거다. 다른 회사들은 다들 착착 잘 진행하는 것 같은데 왜 우리만 이렇게 허둥지둥하는지 모르겠다. 정부 지원사업이라는 게 원래 이렇게 피 말리는 과정인 건지, 아니면 내가 요령이 없는 건지 도무지 감이 안 잡힌다. 내일 다시 출근해서 보완 요청 들어와 있는지 확인부터 해야겠다. 마음 편히 퇴근하려고 해도 자꾸만 잔액 조회 화면이 머릿속에 맴돈다. 내일은 좀 술술 풀렸으면 좋겠는데, 항상 그랬듯 또 어떤 변수가 튀어나올지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