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청 페이지 들어가는 것부터가 일이었다
며칠 전부터 무슨 지원 사업인지 뭔지 자꾸 눈에 띄어서 한번 알아봤다. 사실 정부에서 돈 준다는 건 항상 뭔가 조건이 까다롭고 절차가 복잡할 거라는 선입견이 있긴 했는데, 막상 닥쳐보니 생각보다 더 번거로웠다. 내가 들어가 본 사이트만 해도 한 대여섯 군데는 되는 것 같은데, 공고문 하나 읽는 데만 30분 넘게 걸렸다. 용어가 왜 이렇게 어려운 건지, ‘보조금’이라는 단어 뒤에 붙은 부연 설명들이 더 어렵게 느껴졌다. 처음에는 그냥 클릭 몇 번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회원가입하고 공인인증서 등록하고… 그러다 보니 벌써 한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서류 준비하다가 하루 다 갔다
결국 신청해보겠다고 마음먹은 건 우리 지역에서 시행하는 소상공인 관련 지원금이었다. 대략 50만 원에서 100만 원 정도 지원해준다고 써 있었는데, 막상 준비할 서류 목록을 보니까 눈앞이 캄캄했다. 사업자등록증은 기본이고, 매출 증빙 자료에, 뭐 또 무슨 확인서… 지금 내 매장 상황도 정신없는데 이거 챙기느라 손님 응대도 제대로 못 했다. 프린터는 또 왜 하필 이럴 때 말썽인지, 잉크가 떨어져서 편의점까지 뛰어갔다 왔다. 굳이 이렇게까지 해서 받아야 하나 싶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은 받으면 무조건 이득이라는데 서류 떼는 비용이랑 내 시간 생각하면 묘하게 셈이 안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이게 정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걸까
신청 버튼 누르기 직전까지도 계속 고민했다. 예전에 친구가 말하길, 보조금은 받는 과정보다 쓰고 나서 증빙하는 게 더 힘들다고 했던 게 기억났다. 돈 조금 받고 나중에 영수증 처리하느라 며칠을 고생하느니 그냥 마음 편하게 안 받는 게 낫지 않을까? 요즘 물가도 오르고 전기세도 장난 아니라서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면 좋긴 하겠는데, 막상 신청하려고 보니까 내가 너무 구걸하는 느낌도 들고 괜히 마음만 복잡해졌다. 남들은 다들 잘만 받던데 나만 이렇게 유난 떠는 건가 싶어 어디 물어볼 데도 마땅치 않고 말이다.
기다림 끝에 얻는 게 무엇인지
결국 일단 접수는 했는데, 이게 심사 통과하려면 한 달은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선정될지 안 될지도 모르는 상태로 마냥 기다리는 게 좀 피곤하게 느껴진다. 그 사이에 정책이 바뀌어서 갑자기 제외될 수도 있다는 말을 들으니 더 불안하다. 요즘 뉴스 보면 미국 전기차 보조금도 그렇고, 상황에 따라 정책이 너무 휙휙 바뀌는 것 같아서 이게 정말 확실한 대책인지 잘 모르겠다. 그냥 잊고 살다 보면 입금되겠지 싶다가도, 괜히 며칠에 한 번씩 들어가서 상태 확인하고 있는 내가 참 웃기다. 딱히 큰 기대를 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어쩌면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야 할지도
솔직히 말하면, 보조금이라는 게 뭔가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기보다는 그냥 잠깐 숨통만 틔워주는 임시방편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매일 점심값 아끼려고 구내식당 찾는 직장인들이나, 보조금 때문에 울고 웃는 소상공인들이나 다들 비슷한 마음 아닐까. 어제는 근처 분식집에서 5,000원짜리 김밥 한 줄 먹으면서 생각했다. 이런 작은 지원들이 모여서 정말 내 삶이 조금이라도 편해지는 걸까, 아니면 그냥 행정 절차만 더 복잡해지는 걸까. 모르겠다. 일단 신청은 해뒀으니 기다려 보기는 할 텐데, 결과가 나와도 마음이 썩 개운할 것 같지는 않다.
5,000원 김밥 먹으면서 생각한 것처럼, 이런 지원들이 진짜 삶을 쉽게 만들어주는 걸까 궁금하네요. 신청은 해뒀지만, 결과에 너무 큰 기대를 하고 있는 건 아닌가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