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챙기면 나만 손해라는 말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안 챙기면 나만 손해라는 말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복지 혜택을 찾아다니는 피로감

최근에 이런저런 복지 혜택에 대해 찾아보다가 문득 피로감을 느꼈다. 누가 옆에서 ‘이거 신청하면 돈 나온다’라고 알려주지 않으면 정말 놓치기 십상이다. 뉴스를 보면 고유가 지원금이나 자동차세 공제 같은 이야기가 쏟아지는데, 막상 내 상황에 대입해보려면 챙겨야 할 서류가 한두 개가 아니다. 오산시에서 고유가 지원금을 한 명도 놓치지 않겠다고 TF팀까지 꾸렸다는 기사를 봤는데, 그 마음은 고맙지만 시민 입장에서는 ‘과연 내가 대상자인지’ 확인하는 과정부터가 일이다.

행정 시스템의 사각지대와 당혹감

당진시 장애인 수당 관련 기사에서, 이미 2025년에 등록을 마쳤음에도 감사가 있기 전까지 수당을 못 받았다는 사례를 보고 씁쓸했다. 누군가는 신청을 안 해서 못 받고, 누군가는 시스템이 몰라서 못 준다. 복지가 재정 절감의 수단으로만 흐르면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해질 것 같다. 결국 내가 발로 뛰고 확인하지 않으면 내 권리를 스스로 챙겨야 하는 구조인 건데, 가끔은 이런 행정적인 복잡함 때문에 ‘차라리 안 받고 말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물론 3만 5천 원이나 500원 같은 금액이 적은 돈은 아니지만, 그걸 받기 위해 들이는 시간과 에너지는 또 다른 문제니까.

앱과 자동이체 그 사이의 불편함

의성군 자동차세 납부 소식을 보면서도 비슷한 생각을 했다. 스마트폰 앱으로 전자고지를 신청하고 자동이체를 하면 세액공제를 해준단다. 500원이라도 아끼는 게 중요하긴 한데, 매번 이런 식으로 디지털 서비스 이용을 유도하는 게 조금 피곤하다. 나이 드신 분들은 앱 설치부터가 난관일 텐데, 과연 그분들이 이 혜택을 온전히 누리고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나조차도 자동이체를 해놓고 나면 잘 나갔는지 확인하는 게 습관이 되지 않아서, 가끔은 그냥 종이 고지서가 편할 때가 있다.

남의 나라 이야기와 우리의 현실

아르헨티나의 사례를 보면서 들쭉날쭉한 복지의 끝을 상상해보곤 한다. 의료보험조차 특정 직군이나 노조에만 편중되어 있다면, 그 사회적 박탈감은 누가 책임질까. 스위스의 인구 1000만 상한제 논의를 봐도 그렇고, 결국 복지라는 건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나누느냐의 싸움인데, 내가 오늘 본 혜택들이 미래의 세대에게는 빚이 되지 않을까 하는 괜한 걱정도 든다. 당장 오늘 내가 챙겨야 할 서류가 무엇인지 생각하다 보면, 이런 거시적인 담론보다는 당장 내 통장에 꽂히는 몇만 원이 더 절실한 게 현실이다.

여전히 남아있는 찝찝함

결국 복지라는 건 누군가에게는 생존의 문제이고, 누군가에게는 귀찮은 행정 절차의 연속이다. 분명 도움을 받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왜 이렇게 마음 한구석이 개운하지 않은 건지 모르겠다. 내가 제대로 신청을 한 건지, 혹시라도 잘못된 정보를 입력해서 나중에 토해내야 하는 건 아닌지, 매번 신청 버튼을 누르기 전에는 망설여진다. 국가가 나를 위해주는 것 같으면서도, 동시에 나를 검증해야 할 대상으로 보는 것 같아서 그런가. 오늘도 지원금 신청 페이지를 띄워놓고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그냥 창을 닫아버렸다.

댓글 1
  • 자동이체는 편리하긴 하지만, 꼼꼼하게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한 것 같아요. 제가 요즘도 신청할 때마다 계속 망설여지거든요.